[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봉산탈춤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탈을 쓰고 춤을 추며 세상의 모순을 웃음으로 풀어냈던 우리 전통 연희, 봉산탈춤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스꽝스러운 탈을 쓴 사람들이 익살스러운 몸짓과 말로 양반을 놀리고, 권위적인 세상을 풍자하는 공연입니다. 웃음 속에 날카로운 비판이 숨어 있는 것이지요.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 지역에서 전승된 가면극입니다. 조선시대에 널리 행해졌던 탈춤 문화의 하나로, 장단에 맞춘 춤과 재담, 노래와 연기가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민속 연희입니다.
원래 봉산은 황해도의 지역 이름이지만, 오늘날에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현지에서 이어져 온 전승 환경과는 다른 조건 속에서 그 전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봉산탈춤의 매력은 무엇보다 탈에 있습니다. 얼굴을 가리는 탈은 단순한 가면이 아닙니다. 탈을 쓰는 순간 평범한 사람은 양반이 되기도 하고, 승려가 되기도 하며, 어리석은 인물이나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로 변하기도 합니다. 과장된 눈과 코, 비뚤어진 입은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때로는 그 사람이 감추고 있는 허위와 욕심까지 폭로합니다.
특히 봉산탈춤에는 양반의 권위를 풍자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양반들은 자신들의 신분과 학식을 자랑하지만, 정작 행동은 어리석고 우스꽝스럽습니다. 말로는 점잖은 체하면서도 욕심을 부리고, 권위를 내세우면서도 웃음거리가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옛 민중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평범한 백성이 양반에게 대놓고 맞서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탈춤판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탈을 쓴 광대가 양반을 놀리고 관객들이 함께 웃습니다. 평소에는 쉽게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비판이 춤과 재담을 통해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봉산탈춤에는 양반뿐 아니라 파계승을 풍자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깨끗하고 경건해야 할 승려가 세속적인 욕망에 빠진 모습으로 등장하지요. 이는 종교 자체를 조롱하기보다는 수행과 도덕을 말하면서도 그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 위선을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봉산탈춤은 여러 과장으로 구성되며, 그 안에서 인물들이 등장하고 갈등을 벌이고 춤과 재담을 펼칩니다. 사자춤과 팔목중춤, 양반춤 등 다양한 장면이 이어지며, 인물마다 다른 몸짓과 장단이 공연의 활기를 더합니다. 무거운 권위 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웃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을 담았습니다. 그것이 봉산탈춤이 지닌 민중의 힘이자 우리 전통 연희의 멋입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